사회적경제

사회적경제 종사자들은 얼마나 벌까?

오픈스터디 2022. 3. 7. 02:19

현장에서 사회적경제 종사자들을 만나보면,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국내와 해외가 크게 차이가 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사회적경제에 속하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의 단체들은 상대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직업이고 대기업에서도 CSR부서는 한직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사회적경제에 속하는 단체들에서 근무하는 건 매우 자부심 높은 직업이고 해외 유수의 대학을 나온 인재들이 경쟁해서 들어가는 곳입니다. 

그럼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현실적인 이유인 연봉을 기준으로 왜 이런 인식차이가 발생하는지 국내의 연봉을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비교군을 설정하기 위해 해외의 성공적인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평가받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임금을 살펴보겠습니다.


몬드라곤은 대표적인 스페인의 협동조합으로서 모든 노동자가 1인 1표의 권한을 행사하는 이상적인 사회적경제 조직입니다. 100% 이익과 손실을 공유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하지 못하는 사회복지제도를 조합원들에게 제공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에 이익이 재투자되도록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해고는 0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에서 평균 연봉은 5,300만 원 수준이고 조합원들은 추가로 이자와 배당을 평균 1400만 원 정도 받습니다. 즉, 조합원 기준으로 연봉은 6,700만 원, 비조합원 기준으로 5,300만원 수준입니다. 

그럼 한국의 사회적경제 종사자 임금은 어떻게 될까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0 사회적 기업 성과분석’을 살펴보면, 취약계층 대상 근로자 평균 연봉은 1,749만 원이고 일반인 유급근로자는 2,444만 원입니다. 유급근로자 근무시간이 40시간이므로 동일조건임을 감안하면 때, 동일 년도 일반 종사자의 평균 연봉이 3,500만 원 정도임을 확인하면 확연히 차이가 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임금이 더 낮게 나와 있으니 제외)
 


그럼 사회적경제 종사자들 임금은 지역별 그리고 일반근로자들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걸까요? 우선 지역별 임금 격차는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전국 평균에서는 서울 평균 연봉이 3,745만 원으로 가장 높은데 반하여 제주도가 2,726만 원 정도 차이가 발생하며,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반인 유급근로자 기준으로 가장 많이 차이가 나는 지역은 강원 2,884만 원, 대구 1,837만 원 정도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즉, 지역별로 크게는 1천만 원 정도 임금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의 사회적경제 분야는 왜 이렇게 연봉이 낮은 걸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가장 큰 원인은 사회적기업 지원금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사회적기업은 2018년 기준 2,062개에서 2,738개로 증가함에 비례해서 지원금도 증가했는데 아직도 정부에 의존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 기준으로 67.6%가 정부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고, 이는 아직까지 자생력을 갖추기보단 지원금에만 의존하는 좀비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회적경제에 지원금을 제공하는 나라 중 하나이지만 실질적으로 종사자들의 처우는 매우 열악한 형편이므로 우수한 인재들이 해당 산업에 들어오기를 꺼리는 형편입니다.


앞서 국내의 현실을 언급했지만 이를 토대로 단정적으로 사회적경제 분야의 장래가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ESG가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고 소수지만 국내에서도 우수한 사회적기업이 계속 발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출산 문제나 지역경제 활성화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회적경제 분야가 가장 주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어, 미래에는 해외처럼 사회적경제 분야가 각광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회적경제 역사는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습니다.